워시 연준 의장 "AI는 미국의 독창성"…첫 FOMC의 베팅

Editor J
워시 연준 의장 "AI는 미국의 독창성"…첫 FOMC의 베팅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첫 FOMC에서 AI를 '미국의 독창성'으로 규정했다. 생산성 향상으로 물가를 잡아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취임 첫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다. 그는 6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AI)은 미국의 독창성(American ingenuity)을 뜻하는 약어"라고 선언했다. 특유의 직설적 화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는 미국의 통화 정책을 책임지는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중앙은행 총재가 특정 기술을 '한 세대 최고의 기회'로 규정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향후 연준이 경기 성장과 물가 추이, 나아가 금리 인하 시점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독창성이라는 확신

이러한 확신은 청문회 때부터 이어온 워시 의장의 일관된 견해다. 그는 현 정세를 "미국과 세계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변화의 시기"라고 규정했다. 과열 논란에 대해서는 "지금은 인공지능이라 부르지만 2년 뒤엔 설비투자, 3년 뒤엔 그저 평범한 비즈니스로 불릴 것"이라며 일축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낙관론은 이어졌다. 워시 의장은 AI를 "생애 가장 중요한 경제적 변화"로 꼽았다. 일자리 충격 등 단기적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은 결국 이 변화의 승자가 되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정책적 기틀도 마련했다. 연준의 체질 개선을 위해 신설된 5개 전담 조직(태스크포스) 중 하나에 생산성과 일자리 분석을 맡겼다. AI가 고용과 물가 등 연준의 이중 책무에 미칠 영향과 경제적 속도를 정밀 분석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이를 전담할 조직이 준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AI 생산성에 건 디스인플레이션 베팅

Kevin Warsh speaking at the Federal Reserve press conference podium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첫 FOMC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임 의장의 구상은 AI가 구조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을 이끈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AI 생산성이 향상되면 물가 자극 없이 성장을 가속할 수 있고, 근원 물가가 다소 경직되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장도 이 대목에 주목했다. 데이비드 도일 맥쿼리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AI의 공급 측면 이득을 강조하며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생산성 향상 덕에 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누린 1990년대 후반의 호황기와 닮아 있다.

다만 결실이 맺히는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워시 의장은 거품론을 일축해 왔으나,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생산성 증대 전에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설비투자가 대거 집중되면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청문회에서 "AI의 생산성 주장은 주가 부양을 위한 과장 광고"라고 쏘아붙였다. 실제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수년 만의 최고치인 4.2%를 기록했고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다. AI 디스인플레이션은 아직 가설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제 FOMC가 AI를 직접 계산한다

이에 따라 낙관론 뒤에는 신중한 태도가 깔렸다. 워시 의장은 점도표 전망 제출을 거부하고 수년간 유지된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폐지했다. 향후 정책 경로가 약속이 아닌 데이터에 따라 결정됨을 분명히 한 조치다. FOMC 위원 절반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이 구도는 워시 임기 내내 긴장감을 형성할 전망이다. 그는 AI가 고성장, 저물가, 고용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는 중앙은행의 이상적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생산성 향상이 실제 지표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믿음만으로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새로 출범하는 전담 조직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준은 이제 AI를 단순한 경기 순환의 소음이 아닌, FOMC가 통화정책 수립에 직접 반영해야 할 주요 변수로 다루기 시작했다. 향후 AI가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느냐에 따라 금리 인하의 시점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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