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대신 에이전트…MS, 새 AI 기기 플랫폼 '프로젝트 솔라라' 공개
마이크로소프트가 빌드 2026에서 앱이 아닌 AI 에이전트 구동에 특화된 기기용 플랫폼 '프로젝트 솔라라'를 공개했다. 윈도우 대신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칩셋부터 클라우드까지 잇는 구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월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26'에서 새로운 기기 플랫폼 '프로젝트 솔라라'를 선보였다. 기존 앱 대신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직접 실행하도록 설계한, 사실상 '앱 없는'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뼈대로 삼았다.
발표를 맡은 스티비 바티시 마이크로소프트 응용과학그룹 부사장은 탁상형 허브와 웨어러블 배지 등 콘셉트 기기 두 종을 시연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기기들을 시장에 직접 출시하지는 않는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자체 제품을 개발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 디자인으로 제공된다.
화면 속 앱 지우고 에이전트 전면 배치
마이크로소프트가 빌드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솔라라의 근간에는 화면을 가득 채우던 앱과 복잡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걷어내는 작업이 자리 잡고 있다.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 수준의 에이전트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바티시 부사장은 빌드 발표에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기존의 앱 모델이나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던 방식은 이제 필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볍고 전력 소비가 적은 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대신 MDEP를 선택했다. MDEP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협업 툴인 팀즈 회의실 장비 등에 적용해 온 기업용 안드로이드 플랫폼이다. 운영체제는 가벼워졌으나 자동 패치와 무선 업데이트, 기기 무결성 검증, 디펜더, 인튠, 엔트라 ID 로그인 등 기업에 필수적인 보안 관리 기능은 모두 유지했다.
전체 아키텍처는 기기 칩셋부터 클라우드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하드웨어에는 최소한의 운영체제만 얹고 에이전트의 상태 관리와 조율은 애저 클라우드가 전담하는 구조다. 단일 기기에서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돌리며 작업에 알맞은 에이전트를 고르는 조율 계층도 갖췄다. 기본 탑재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외에 다른 기업의 에이전트도 지원한다.
실물 기기로 구현된 솔라라 플랫폼
이러한 프로젝트 솔라라의 실제 활용 방안은 이번 빌드 2026 행사에서 선보인 두 대의 콘셉트 기기로 증명됐다. 첫 기기인 탁상형 허브는 PC 주변에 놓고 사용하는 비서 장치다.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안면 인식으로 로그인을 처리하며, 당일의 급한 업무 일정을 띄워 준다. 별도 모니터와 연결하면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온전한 윈도우 환경으로 전환된다.
두 번째 기기는 사원증을 웨어러블 형태로 재해석한 배지다. 탑재된 지문 인식 버튼을 누르면 에이전트가 작동하고, 화면을 두드리면 대화 녹음과 텍스트 변환이 곧바로 시작된다. 내장 카메라가 있어 사용자가 바라보는 시선과 주변 환경 정보를 에이전트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현장 시연에서는 의료 서비스 환경을 연출했다. 배지가 환자의 QR 코드를 인식해 진료 대화를 녹음하고, 환자 상태를 기록해 처방전 작성을 시작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사무실 재배치 회의 도중 카메라로 화이트보드를 비추자 식물을 배치하라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다만 바티시 부사장은 실제 진료용 도구는 아니며 개념을 보여주기 위한 시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수개월 안에 다양한 기업이 이 레퍼런스 디자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타깃, CVS 헬스, 베스트바이, 리바이스, 액큐웨더 등이 실무 현장에서 시범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긱와이어).
자체 제조 대신 클라우드 수익성 강화
다양한 기업이 도입할 시범 기기들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기기 제조 시장에 직접 진입할 의사가 없다. 실제 제품화는 어디까지나 하드웨어 전문 기업과 파트너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생산 단가를 낮추고 개발 속도를 높이고자 기성 칩셋을 전면 채택했다. 배지형 기기에는 퀄컴의 차세대 웨어러블 칩이 탑재됐고, 데스크 허브는 미디어텍의 IoT 프로세서로 구동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이러한 개발 모델은 높은 효율성이 입증됐다. MDEP 기반인 덕에 다른 회사 칩셋으로 소프트웨어를 이식해 배지를 작동시키는 데 단 사흘이 걸렸다. 플랫폼의 구체적인 수익 모델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기기가 애저 클라우드 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 외에, 구체적인 수익 배분 모델은 여전히 조율 중이다.
최근 독자적인 AI 기기를 둘러싼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이 각자 전용 장치를 준비하는 가운데, 오픈AI 역시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 새로운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오픈AI가 개발 중인 AI 폰 역시 미디어텍과 퀄컴의 칩셋을 사용할 예정이라 프로젝트 솔라라와 하드웨어 공급선이 겹친다.
프로젝트 솔라라는 윈도우 내 코파일럿 기능을 축소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최근 행보와 대비된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직접 나서 빌드 무대 시연 일정을 이례적으로 당긴 배경에도 시장 경쟁의 긴박함이 담겨 있다. 사용자에게 가장 밀접하게 다가갈 다음 컴퓨터 형태가 무엇인지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 Microsoft Command Line - Composing a new platform for agent-first devices
- GeekWire - Inside Microsoft's Project Solara: A new platform for devices that run AI agents instead of apps
- The Verge - Microsoft's Project Solara is an OS for AI agent gadgets
- Ars Technica - Microsoft's Project Solara is an Android OS designed for agents instead of apps
- Engadget - Microsoft announces Project Solara, its take on an AI agent plat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