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가격 전쟁…샤오미, 딥시크 인하 단가 소수점까지 복제
딥시크가 플래그십 V4 프로 단가를 75% 영구 인하하자 사흘 뒤 샤오미도 미모 V2.5 가격을 최대 99% 낮춰 소수점까지 똑같이 맞췄다. 중국 두 빅테크가 AI 추론 원가를 서방 진영의 4분의 1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AI 가격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신흥 강자 딥시크가 플래그십 모델인 'V4 프로' 가격을 75% 영구 인하하자, 사흘 뒤인 5월 27일 샤오미가 '미모 V2.5' 시리즈 단가를 최대 99% 낮췄다. 양사가 제시한 새로운 가격표는 우연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일치한다.
100만 토큰을 기준으로 딥시크 V4 프로의 이용료는 입력 0.435달러, 출력 0.87달러다. 샤오미의 미모 V2.5 프로 역시 입력 0.435달러, 출력 0.87달러로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기본형 모델에서도 샤오미는 입력 0.14달러, 출력 0.28달러를 책정해 딥시크 V4 플래시의 단가와 완벽히 겹친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미국 주요 기업의 플래그십 모델 단가가 이보다 4배가량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 중국 두 테크 기업이 같은 주에 동일한 수준으로 단가를 맞추면서, 전 세계 AI 추론 비용은 서방 업계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게 됐다.
딥시크 V4 프로가 세운 가격 기준선
새로운 가격 기준을 먼저 선보인 것은 딥시크다. 차세대 모델인 V4를 공개한 지 한 달 만에, 딥시크는 V4 프로의 토큰당 이용료를 75% 인하하고 이를 영구 가격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100만 토큰당 입력 0.435달러, 출력 0.87달러가 적용돼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가격은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는 5월 31일부터 정식 가격으로 굳어진다.
딥시크는 이번 조치가 일시적인 판촉 행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조사기관 그레이하운드 리서치의 산치트 비르 고기아 최고경영자(CEO)는 V4 프로가 방대한 컨텍스트를 저비용으로 추론하도록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연산 비용은 이전 세대의 4분의 1, 메모리 사용량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원가 혁신을 통한 영구적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객관적인 성능 평가도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지지한다. 인공지능 평가 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V4 프로가 75% 단가 인하 이후 '달러당 성능' 기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며 효율성 프런티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V4는 개발자가 로컬 환경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으며,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나 오픈클로 같은 에이전트 도구에도 최적화되어 있다.
샤오미 미모, 딥시크 단가 그대로 재현
샤오미도 딥시크의 가격표를 복제했다. 5월 27일 0시부터 적용된 미모 V2.5 시리즈의 단가는 기존 대비 최대 99% 급감했고, 입력 길이에 따른 요금 차등제도 폐지했다. 미모 V2.5 프로는 입력 0.435달러·출력 0.87달러, 기본형 미모 V2.5는 입력 0.14달러·출력 0.28달러로 딥시크 단가와 소수점까지 겹친다.
원인으로는 아키텍처 최적화에 따른 원가 절감을 지목했다. SGLang HiCache 환경에 슬라이딩 윈도 어텐션(SWA) 기술을 도입해 GPU·CPU 메모리와 SSD 간의 KV 캐시 전송량을 7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아울러 캐싱 가능 토큰 수를 5배 늘려 캐시 적중률과 추론 효율을 극대화했다.
마케팅 방식도 전환했다. 토큰 제공 한도를 5~8배 늘리고 구독자 잔여 크레딧을 일괄 초기화했다. 4월 말 시작한 100조 토큰 규모의 크리에이터 혜택도 5월 26일 조기 소진으로 마감했다. 무료 토큰으로 초기 고객을 모으는 단계를 지나, 딥시크 수준의 초저가로 고객을 붙잡는 락인 전략을 세웠다는 평가다.
다음 승부처는 신뢰와 데이터다
양사 단가가 수렴하며 가격 전쟁은 효력을 잃었다. 관건은 서방 랩들의 대응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의 플래그십 가격이 4배 높은 상황에서, 대량 토큰을 쓰는 기업에 이 격차를 정당화하기란 어렵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 부사장은 고성능 오픈웨이트 대안이 기업의 협상력을 높인다고 짚었다. 수천억 달러 가치를 평가받는 서방 랩들이 추론 시장에선 가격 수용자로 밀려난 형국이다. 고난도 협업은 프리미엄 모델에, 반복 연산은 저가형 모델에 맡기는 멀티모델 전략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다만 초저가에는 주권 리스크가 따른다. 아미트 자주 앙쿠라 컨설팅 임원은 중국 API 사용 시 프롬프트와 로그가 국경을 넘는 데이터 주권 위반 위험을 경고했다. 소스 코드나 설계 자료가 노출될 지식재산권 위험도 크다. 중국 모델의 증류 논란을 겪은 업계에서 안전한 길은 자체 인프라나 소버린 클라우드 호스팅이다.
중국 AI 가격 전쟁에서 단가 경쟁은 사실상 끝나가는 단계다. 추론이 전기처럼 규격화될수록 승부는 신뢰, 생태계, 데이터 현지화에서 갈린다. 중국이 최저 비용을 확립한 지금, 핵심 전선은 '얼마인가'가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구동되느냐'다.
- Xiaomi MiMo Open Platform - MiMo-V2.5 Series Price Adjustment Announcement
- DeepSeek API Docs - Models & Pricing
- Computerworld - DeepSeek's steep V4-Pro price cut escalates AI pricing war
- Investing.com - China's DeepSeek to make permanent 75% price cut on flagship V4-Pro AI model
- Artificial Analysis (X) - DeepSeek V4 Pro on the Pareto frontier after the permanent 75% c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