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뉴럴링크 4세대 칩 수주…TSMC서 첫 이탈

Editor J
삼성 파운드리, 뉴럴링크 4세대 칩 수주…TSMC서 첫 이탈

삼성 파운드리가 뉴럴링크의 4세대 뇌 임플란트 칩 제조 공정을 수주했다. 4nm 공정 기반의 코드네임 'O1' 칩으로, 2027년 상반기 첫 시제품 출하가 목표다. 기존 TSMC에서 삼성으로 제조사를 변경한 첫 수주 사례다.

삼성 파운드리가 일론 머스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전문 기업 뉴럴링크의 칩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 6월 15일 KED글로벌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뉴럴링크의 4세대 뇌 임플란트 칩을 4nm 공정으로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내부 코드네임은 'O1'이며, 2027년 상반기에 첫 테스트용 시제품을 출하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수주는 3세대 칩까지 TSMC에 생산을 위탁해 온 뉴럴링크가 제조사를 바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 생산을 맡긴 데 이어, 머스크 계열사가 삼성전자에 첨단 하드웨어 제조를 맡긴 두 번째 협력 사례다.

코드네임 'O1', 4nm 공정 기반의 4세대 칩

이 두 번째 협력 사업은 지난해 말 본격적인 연구개발(R&D)에 착수했으며, 약 한 달 전부터 첫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2027년 상반기 중 테스트용 시제품이 출시되고, 검증을 통과할 경우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제조 공정 선택도 눈길을 끈다. 뉴럴링크는 최첨단 뇌 임플란트 칩임에도 최신 미세 공정 대신 4nm 공정을 채택했다. IT 전문 매체 Wccftech는 삼성 파운드리가 최신 공정보다 4nm 공정 라인에서 더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한 점을 요인으로 꼽았다. 철저한 안전성과 납기 준수가 필수적인 의료용 칩의 특성상, 미세화 수준보다 이미 검증된 제조 신뢰성을 우선시한 결과다.

4세대 칩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양방향 통신 기능이다. 이전 세대 칩은 뇌의 신경 신호를 읽어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일방향 전송만 지원했으나, 새 칩은 외부 데이터를 뇌로 다시 전달할 수 있다. 뉴럴링크는 향후 시각 피질 세포를 자극해 시각 장애인의 시력을 일부 복원하는 등 치료 목적의 활용 방안까지 구상 중이다.

머스크 하드웨어 생태계로 영역 넓히는 삼성 파운드리

머스크 계열사 중 삼성전자와 손잡은 곳은 뉴럴링크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삼성전자 텍사스 공장에서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를 생산하기로 하고 165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뉴럴링크의 수주는 머스크 공급망에 속한 기업이 삼성 파운드리에 최첨단 하드웨어 생산을 맡긴 두 번째 대형 계약이다.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하는 삼성 파운드리 장비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정. 삼성 파운드리는 뉴럴링크 4세대 칩을 4nm 라인에서 생산한다.

이러한 제조사 다변화는 TSMC의 공급 병목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고객사들이 TSMC에 주문을 집중하면서 생산 여력이 극도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대량 주문이 반도체 위탁생산 판도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머스크는 특정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삼성 파운드리에는 이번 수주가 실적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8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머스크 계열사 고객들을 확보하면서 이 시나리오에 한층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최근 스페이스X의 상장 준비 소식까지 더해져 머스크 공급망 전반과의 파트너십 구축 기회 역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2027년 상반기 첫 시제품 출하가 분수령

이러한 파트너십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은 2027년 상반기에 출하될 첫 테스트용 시제품이다. 이 시제 칩이 인체에 이식되는 의료 기기 수준의 까다로운 신뢰성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반기 양산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하면 전체 일정이 지연된다. 다만 현재까지 보도된 세부 사항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한 내용으로, 양사 모두 이에 대한 공식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재 뉴럴링크의 기기 양산 수요는 분명해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X(옛 트위터)를 통해 2026년부터 BCI 기기를 대량 생산하고 수술 과정을 완전 자동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럴링크가 선보인 N1 임플란트는 64개 실에 1,024개의 전극을 배열한 구조로 지금까지 12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첫 이식 대상자였던 전신마비 환자 놀런드 아바우는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와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 파운드리에 이번 수주는 매출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첨단 시스템 반도체 위탁 생산으로 고도화하려는 현시점에서, 머스크 공급망의 의료 칩 제조 이력은 독보적인 고객 레퍼런스가 되기 때문이다. 2027년 상반기 시제품의 완성도에 따라 향후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반등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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