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AI 코딩 '커서' 600억 달러에 인수
스페이스X가 AI 코딩 플랫폼 '커서'의 개발사 앤스피어를 600억 달러 상당의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마친 지 나흘 만에 발표된 이번 거래를 통해 스페이스X는 AI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가 AI 코딩 어시스턴트 '커서'의 개발사인 앤스피어(Anysphere)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스페이스X는 사상 최대 규모의 나스닥 상장을 마친 지 나흘 만인 6월 16일 화요일 이번 합병안을 공식 발표했으며, 거래는 2026년 3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역사적인 IPO 이후 일론 머스크가 단행한 첫 번째 대형 합의다. 스페이스X는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던 AI 개발 부문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커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량 주식 교환 합병과 규제 위약금
이번 거래는 스페이스X가 최근 상장으로 조달한 현금 자산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구조화됐다. 스페이스X의 100% 자회사인 X67과 앤스피어를 합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수대금은 전액 주식 교환으로 치러지며 공모자금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합병 절차가 끝나면 앤스피어는 스페이스X의 직속 자회사로 편입된다.
양사가 체결한 계약 조건에는 까다로운 계약 해지 조항이 포함됐다. CNBC 보도에 따르면 공시 자료상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계약이 무산되면 스페이스X가 앤스피어에 100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반독점 규제 당국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별도의 위약금 40억 달러도 설정됐다.
두 위약금 규모의 배경은 지난 4월 계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페이스X는 연내 600억 달러에 커서를 인수하거나, 인수 대신 100억 달러를 내고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옵션을 확보했다. 이번 공식 발표는 일론 머스크가 파트너십 유지 대신 인수를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xAI 개발 지연 메울 지름길
스페이스X가 인수 옵션을 행사한 배경에는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던 xAI의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xAI를 흡수하며 IPO의 핵심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해당 부서는 봄 내내 조직 개편을 겪었다. 3월 말까지 xAI의 공동 창업자 11명이 모두 회사를 떠났고, AI 챗봇 그록(Grok)은 딥페이크 소송에 휘말렸다. 일론 머스크 역시 회사가 초기부터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커서는 지연된 개발 속도를 올릴 돌파구다. 2022년 설립된 커서는 2024년 오픈AI의 엑셀러레이터를 거쳤으며, 현재 연환산 기준 기업 매출 약 26억 달러를 올리고 있다. xAI가 끝내 스스로 구축하지 못한 기업 시장 내 입지와 고객 기반이다.
인수 대상인 커서가 얻을 혜택은 대규모 연산 인프라다. 커서 엔지니어 팀은 코딩 모델 '컴포저'의 확장을 가로막던 병목으로 연산 자원 부족을 꼽아왔는데, 이를 xAI의 '콜로서스(Colossus)' 인프라로 해결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수개월 전 xAI를 통해 커서의 수석 엔지니어 2명을 영입하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주가 상승으로 상쇄된 600억 달러의 몸값
연산 인프라 구축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지만, 상장 이후 스페이스X의 주가 급등이 인수 비용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지난주 금요일 공모가 135달러로 시장에 데뷔한 스페이스X의 주가는 211달러를 돌파하며 56% 이상 올랐고, 인수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추가 상승했다.
이번 주가 상승으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2조 5,3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상장 이후 불과 며칠 만에 기업가치가 2,470억 달러가량 늘어나며 아마존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5위 자리를 바라보게 됐다. 결과적으로 일주일 만에 커서 인수 대금의 16배에 달하는 시가총액 증가를 달성한 것이다.
다만 이번 인수에 지불한 막대한 프리미엄이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커서는 스페이스X가 인수하기 직전 안드리센 호로위츠, 스라이브 캐피탈, 엔비디아, 구글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논의하며 500억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던 중이었다. 이제 스페이스X는 인수 합병한 커서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기업용 AI 성장 로드맵을 직접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기술 격차를 메우기 위해 지불한 600억 달러의 가치는 여기서 갈릴 것이다.
- CNBC - SpaceX locks in $60 billion Cursor deal to power AI coding push
- TechCrunch - SpaceX to acquire Cursor for $60B in stock, days after blockbuster IPO
- Reuters - SpaceX to buy Anysphere for $60 billion
- Financial Times - SpaceX secures option to buy Cursor for $60bn
- Cursor - Cursor partners with SpaceX on model tra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