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토큰 가격 대폭 인하 검토…앤트로픽과 '사용자 전쟁' 대비
오픈AI가 경쟁사 앤트로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토큰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비공개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직후 나와 수익성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픈AI가 서비스 사용량 요금의 기준이 되는 토큰 가격을 대폭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토큰은 개발자용 API 요금 청구의 기본 단위인 만큼, 이번 인하가 확정되면 전체 가격 체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인하 검토는 경쟁사인 앤트로픽이 조만간 가격을 내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선제 조치다. 경쟁사가 움직이기 전에 가격 장벽을 낮춰 사용자를 묶어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논의는 내부 조율 단계로, 오픈AI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앤트로픽과 벌이는 가입자 확보 경쟁
오픈AI의 선제 조치에는 이유가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28일 시리즈 H 투자 유치 과정에서 9,6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지난 3월 8,520억 달러에 그친 오픈AI를 넘어섰다. 양사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기업가치 평가액으로 드러난 첫 사례다.
두 회사는 일반 유저용 서비스 요금제에서도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챗GPT 구독료는 월 8달러, 20달러, 100달러 이상으로 나뉘며, 이에 맞서 앤트로픽은 연 정기 결제 시 월 17달러인 프로와 월 100달러 이상인 맥스 요금제를 출시했다. 코딩 지원 부문에서도 오픈AI의 코덱스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가 직접 겨루는 구도다.
현재 단순 사용자 규모는 오픈AI가 앞서고 있다. 챗GPT는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 앱 활성 사용자 10억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번 보도에서 감지된 긴장감은 단순한 규모의 성장이 곧바로 회사의 매출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시장에서 이미 하락 중인 토큰 단가
근본적인 원인은 외부 환경에 있다. 업계 전반에서 토큰 단가가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성능 평가 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동일한 평가 과제 10개를 수행한 결과, 클로드는 4,811달러, 챗GPT는 3,357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반면 중국 즈푸의 GLM은 단 544달러로 이를 마쳤다.
이 같은 가격 차이에 개발자들은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모델 중개 플랫폼인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중국산 모델의 사용량 비중은 지난해 약 1%에서 올해 5월 60%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딥시크의 저가 공세가 불러온 직접적인 결과다.
여기에 구글까지 가세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많은 기업이 연간 토큰 예산을 조기에 소진하고 있다며, 저가형 모델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픈AI의 GPT-5.5 API 단가가 입력 100만 토큰당 5달러, 출력 30달러선인 점을 감안하면, AI 가격 전쟁 속에서 기존 가격 책정을 고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을 앞두고 마진을 깎아야 하는 역설
이러한 가격 인하 검토가 나오는 타이밍은 묘하다. 오픈AI는 지난 6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S-1 서류를 제출했고, 앤트로픽도 그보다 일주일 앞서 같은 절차를 밟았다. 두 기업 모두 기업가치 8,00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상장 절차에 진입한 상태다.
하지만 고평가된 몸값은 시장에서 높은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성립된다. CNBC는 지난달 저가형 AI의 등장이 두 기업의 상장 가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큰 가격 인하는 이탈 고객을 잡는 대책이 될 수 있으나,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주시할 수익성 지표에는 악재다.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상장 신청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의 다음 목표를 고성능 AI의 대중화와 저렴한 공급으로 규정했다. 이번 가격 인하 검토는 이 선언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AI 가격 전쟁의 주도권 싸움에서 이제 공은 앤트로픽으로 넘어갔다.
- The Wall Street Journal - OpenAI Considers Drastic Price Cuts, Anticipating War for Users With Anthropic
- CNBC - OpenAI mulls slashing prices as it competes with Anthropic for users: WSJ
- Reuters - OpenAI considers drastic price cuts anticipating war for users with Anthropic, WSJ reports
- CNBC - OpenAI confidentially files for IPO, prepping Wall Street for mega AI debut
- CNBC - Cheap AI could derail OpenAI and Anthropic's IPOs